금강경은 중국에서 현재까지 약 여섯 종류의 번역본이 전해지고 있는데 우리가 이제 선
택해서 공부할 번역본은 구마라집대사의 번역본입니다. 중국 불교사에서 4대 역경사(譯經
師) 중 으뜸으로 일컬어지는 구마라집대사는 불교 전설에서 ‘일곱 부처의 스승’이라는 명예
로운 칭호도 지니고 있습니다. 그분은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오실 때마다 오셔서 경전 번역
을 도와 대승 경전이 널리 유포되도록 했다고 합니다. 구마라집대사에 관한 전설이 아주 많
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인터넷을 직접 검색해보도록 하고 여기서는 더 자세히 소개하지 않
겠습니
금강경의 정식 명칭은 금강반야바라밀경입니다. 금강석은 모두 알다시피 지구에서
가장 단단한 광물질 가운데 하나입니다. 금강석은 다른 단단한 물체를 파괴하고 절단하되
자체는 손상되지 않습니다. 금강석의 이런 속성을 들어 금강경의 지혜는 모든 번뇌와 삿
된 견해를 부수어 버릴 수 있음을 비유하였습니다. 이에 더하여 당나라 대 역경사인 현장법
사의 번역본은 금강경의 전체 명칭을 능단금강반야바라밀경(能斷金剛般若波羅蜜經)으로
번역했는바, 이는 이 지혜가 금강석보다 더 강력해서 금강석마저도 절단할 수 있다는 뜻으
로 풀이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지혜일까요? 바로 ‘반야바라밀’입니다. 산스크리트어 음역인 ‘반야
바라밀’은 역경사들이 중국어 어휘 중에서 이 산스크리트어의 뜻을 완벽하게 담아낼 적절한
단어를 찾을 수 없어서 산스크리트어 발음 그대로 기록한 것입니다. 현재 불교계에서는 대
략 ‘반야바라밀’을 생사윤회의 이 언덕에서 해탈의 저 언덕에 이르는 지혜로 이해하며, 때로
는 ‘반야지혜’라고 약칭하기도 합니다. 이런 지혜는 전문적으로 불보살의 지혜를 가리키는
것으로, 우주의 최고 진리에 대한 깨달음일 뿐만 아니라 윤회에서 해탈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 지혜를 세속의 총명함이나 총기와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경(經), 경이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치를 기록해 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금강경 정
식 명칭의 뜻은 아래와 같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야의 지혜는 금강처럼 단단하여 모든
것을 부술 수 있기에 사람들을 생사윤회의 이 언덕에서 해탈의 저 언덕에 이르게 한다.”
우리가 이어서 공부할 금강경 전문은 32품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역사적 기재에 의하
면 구마라집 대사의 최초 번역본은 장과 절을 나누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재 이 구분법은
양무제 시기의 소명태자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데 이 구분법에 대하여 약간의 논쟁이 있기는
합니다.
어떤 이들은 금강경은 부처님께서 설법하실 때 단숨에 이루어진 것이기에 장이나 단락
으로 나누어서는 안 된다고 하고, 어떤 이들은 장이나 단락으로 나누면 기억하고 배우기에
더 쉽다고 합니다. 이는 보는 사람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단락 구
분 여부가 부처님 설법의 본의를 진정으로 이해한 사람들에게는 모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제1품을 살펴보겠습니다.
https://www.ziguijia.com/translation/KOR/F1002